원래 바나나는 씨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돌연변이로 씨앗이 없는 바나나가 생겼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식물의 몸은 수컷의 정핵과 암컷의 난자로부터 게놈을 하나씩 물려받아 2개의 게놈을 갖는다. 이것이 바로 이배체. 그리고 정핵과 난자를 만들 때는 2개의 게놈을 절반으로 나눈다. 이를 다시 수정하여 이배체로 돌아간다.
그런데 씨 없는 바나나는 어찌 된 일인지 게놈이 3개, 즉 삼배체다. 이배체는 2개의 게놈을 반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삼배체는 게놈이 3개라 반으로 나누기 어렵다. 따라서 씨앗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바나나를 먹을 때 유심히 살피면 검은 알맹이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은 이것이 씨앗이 되었어야 했다.씨앗을 만들지 못한 것은 식물로서는 결함이지만, 재배 식물로서는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씨없는 수박’이 있는데 이는 삼배체다. 씨앗이 없는 편이 먹기에는 훨씬 편하다.
토란은 이배체 품종과 삼배체 품종이 있다. 삼배체 품종은 씨앗을 만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씨에 영양분을 뺏기지 않고 그만큼 토란이 크게 자랄 수 있다.
2개의 게놈보다 3개의 게놈이 수가 많으므로, 그만큼 식물의 몸이 더 커진다. 이것도 재배 식물로서는 개체 수가 늘어나거나, 꽃이나 열매가 커지기 때문에 유리한 일이다.
삼배체 뿐만 아니라, 재배 식물 중에는 게놈의 수가 많은 식물이 종종 있다.
밀과 고구마는 육배체이며, 딸기는 팔배체다.